[교회건축 개선 위한 도전] <16> 비대면 예배를 위한 멀티미디어 적용

2020. 10. 15. 09:51교회건축 정보 및 소식


오늘날 우리는 멀티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현재 대부분 교회가 음향 영상 무대조명 인터넷 등 규모와 종류만 다를 뿐 다양한 미디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대에 따라 대면 예배가 힘들어지자 인터넷 기반의 비대면 동영상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장비를 갖춰 동영상 제작 및 예배 실황을 중계하는 교회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멀티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고 앞으로 변화될 예배에서 멀티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전망해봤다.

예배는 ‘worth’ + ‘ship’ = Worship, 즉 가치를 하나님께 돌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상을 섬기는 것도 Worship이라는 단어를 쓴다. 사람은 사실 알든 모르든 예배를 드리고 산다.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은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우상)를 예배하고 예수를 믿는 이들은 하나님께 최상의 가치를 두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인 세상은 우상을 섬기는데 대중문화를 전략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이를 인지하고 여기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특히 이들이 사용하는 무기인 멀티미디어에 압도당하는 게 아니라 이를 잘 이해하고 선한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먼저 멀티미디어의 특성을 알아보면 첫째 디지털화다. 예전과는 달리 문자, 그림, 영상, 음성, 음악,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컴퓨터라는 매체로 입력해 하나의 형식으로 디지털화한다.

둘째 통합성(빅데이터 구축)이다. 하나의 기기로 문자, 음성, 그림, 영상 등의 정보를 동시에 기억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됐다.

셋째 다중 방향성이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서로 의사를 주고받는 다중 방향이 가능하게 됐다. 넷째 네트워크다. 유·무선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누구와도 대량의 데이터를 연결해 하나로 정리 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이런 특징을 잘 활용하려면 미디어를 다루는 사람인 단순 보조기술자가 깊은 영성과 지성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멀티미디어를 더 선하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비대면 상황에서 예배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지해야 한다.

첫째 각종 시청각 프리젠테이션을 효과적으로 적용해서 직관적인 감각을 창출해야 한다. 둘째 절기 행사 영상, 이미지, 비디오 클립 등으로 성경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셋째 설교자의 표정과 몸짓을 통한 의사전달을 강화하고 찬양시 공감대 형성과 확대를 통해 비대면 예배 체험의 폭을 지속해서 넓혀야 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멀티미디어를 비대면 예배에 잘못 적용하면 예배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준비가 부족한 파워포인트(PPT) 운용, 예배 콘텐츠 부재, 방송 장비 기술 습득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너무 화려하고 잘 된 멀티미디어가 예배를 방해한다.

두 번째는 멀티미디어 비중이 너무 치우치면 예배를 인위적으로 미화하거나 조작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크고 화려한 예배당에서 음향, 영상, 조명 등 엄청난 시설을 동원해 찬양하고 설교하면 대단히 성공적인 예배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는 때도 있는 것처럼 화려한 기술의 사용이 은혜와 진리의 예배로 가는 지름길이라 보장할 수는 없다.

세 번째 미디어의 잘못된 사용과 남용은 특히 교인들을 콘서트의 관객이나 구경꾼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예배 퍼포먼스나 공연의 짜릿함에 익숙해진 일부 교인들은 일반 예배에 적응하지 못한다. 자기에게 맞는 취향과 성격의 예배를 찾아 여러 교회를 돌아다녀서 ‘예배 쇼핑’이라는 신조어가 그래서 생겼다.

네 번째로 멀티미디어는 예배공동체의 방향성과 목회적 분별력이 있어야 하며 기도하며 소통의 지혜, 기술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미디어 지향적 목회자, 예배 인도자들은 기획이나 기술을 통해 성령의 역사나 인도하심을 유도하려는 미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때 목회의 돌파구로 구도자적 예배(열린 예배 혹은 관람객 예배)가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화려한 무대와 인테리어 현란한 조명, 훌륭한 음향, 스크린과 영상 등 찬양 예배 중심으로 교회의 부흥을 이끌 것 같았다. 하지만 기대뿐이었다. 비대면 예배에서 멀티미디어는 예배의 도구일 뿐이다. 이를 항상 인지하고 본말이 전도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서 더 많은 기도와 지혜를 구해야 한다(국민일보 교회건축 자문위원회·church-building.com).

허재호 대표(사운드레이스·국민일보 교회건축 자문위원)

정리=전병선 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59930&code=23111311&cp=nv